금지된 사랑에 관한 트레일러

장르를 교합하며 여성의 이야기를 여성 보다 더 섬세하게 그려내는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20여년 전 단편. 바람난 남편에게 매달려 애절한 애가(哀歌)를 코믹하게 부르는 아내, 나쁜 남편은 다시는 얼굴도 보기 싫다며 매정한 답가를 열정적으로 부르고 떠나버린다. 생계가 막막해진 아내는 정부가 흘리고 간 권총으로 지나가던 아줌마의 장바구니를 약탈하고 우연히 한 남자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여자주인공의 캐릭터는 감독의 최근 작 <귀향>(2006)의 억척스런 라이문다를 언뜻 연상시키지만 남편에게 복수하고 에디트 삐아프의 ‘난 후회하지 않아(Non, je ne regretted rien)’의 스페인 버전을 뮤지컬처럼 애창하는 그녀의 마지막 모습엔 어떠한 미련도 아쉬움도 없이 마냥 행복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