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at and I 고양이와 나

비오는 날. 아무도 배웅을 나오지 않았는지 우산도 쓰지 않은 채 집에 돌아가고 있는 한 소녀. 잠시 후, 길가에 버려진 아기 고양이를 발견한다. 고양이를 데려와서 우유를 주고, 잠이 든 소녀. 놀이동산으로 아빠, 엄마와 함께 소풍가는 꿈을 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소리치는 아빠와 남겨져 울고 있는 엄마, 이 순간, 이 내러티브는 판타지로 건너간다. 좀 더 면밀하게 얘기하자면 아기 고양이 자체가 소녀의 다른 인격인 것처럼 등장하고 있다. 내러티브 전개를 통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고양이에게 동일시가 일어나는 순간, 소녀의 분노는 엄마를 (말 그대로) 삼켜버린 아빠에 대한 적개심으로 드러난다. 길가에 버려진 고양이라는 클리쉐로 우회하는 사이코 드라마. (전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