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ce 길목

백양목이 길게 늘어선 유난히 황량한 길을 따라 소년과 소녀는 자전거를 타고 횡단중이다. 그들의 대화는 사소하지만 인생사의 지극히 중요한 선택과 갈림에 관한 것이다. 스무 살을 앞둔 그들에게는 남거나 혹은 떠나거나, 그게 아니면 펼치거나 혹은 접거나 하는 선택만 남아있다. 도시로 떠나기로 한 소녀, 남아있는 소년이 함께 찍는 사진은 그들의 엇갈린 욕망을 정지시켜둔 유일한 접점으로 남는다. <플랫폼>의 주인공들을 모사한 듯한 캐스팅의 백미, 뿐만 아니라 성장 드라마와 로드무비의 공통된 상징 이미지로 '길'의 형상화를 통해 중국의 주변부에서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미래에 대한 욕망을 다룬다. (이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