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ublic 공공장소

탄광촌의 플랫폼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표정들. 변화하는 중국에서 '공공 장소'들의 공기는 '개인'들의 어떤 욕망과 절망을 녹여내고 있을까. 단편 '공공장소'는 지아장커 감독의 장편 <플랫폼>('00)과 <임소요>('02)사이에 놓인 결정적인 정거장이다. 감독은 산시성의 '따퉁(大同)'에서 20여일간 머물면서 그곳 사람들의 남다른 정서와 속도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예상치도 못한 <임소요>로 이동하게 된다. 잠시 멈춰서 도시에 진입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는 기차역에서의 짧지만 오랜 기다림 이후, 버스를 타고 사람들의 동선을 따라 도시 한가운데로 진입한다. 폐광이후 장기화된 실업과 정체 속에서도 소도시의 공공 장소인 댄스 홀과 당구장엔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들이 공유하는 알 수 없는 쾌락이 삶을 지속시키는 유일한 에너지일 뿐이며, 애매모호한 공동체의 상호 역학이다. (이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