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Lover of Life 라시칸 레

중년 여인의 회상이 이미지의 주조를 이루는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뉴델리의 다양한 역사적 시간대를 보여주는 흑백과 칼라의 화면, 핸드헬드 카메라의 사용, 포커스 아웃 되거나 깜박깜박 기억의 파편들처럼 처리한 이미지가 발리우드 전통과 다른 모던한 영화적 감수성을 보게 한다. 그러나 실제로 유럽과 인도를 왔다갔다하며 여성 디아스포라의 정서를 영화의 주요한 모티브로 삼고 있는 감독에게 전통적 요소 또한 고착화되지 않은 방식으로 활용된다. 그녀는 인도의 음악과 회화적 전통을 비롯하여 풍부한 문화적 유산들을 가져온다. 주인공이 젊은 시절 사랑했던 남자는 주로 실루엣으로 묘사되는데, 사랑의 아릿한 기억과 매혹이면서 동시에 인도라는 역사적 공간에 대한 해석처럼 보인다. 기억이 파편적인 것처럼 인도의 역사적 재현도 그러하다. 그러나 그녀의 정사의 구멍난 부분들은 과거의 작은 물건들에 대한 정서적 페티쉬로 채우며 새로운 역사 쓰기를 제안한다. (한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