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y Day 동풍파

이 영화는 빠르게 자본주의로 탈바꿈하는 중국에 사는 도시 이주민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은 식당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는 주인공에게는 돈 없이 지금 여기에서 숨 쉴 수 있는 구멍조차 찾기 힘들다. 경제적 관계뿐만 아니라 가족, 연인과 같은 기존의 인간관계마저도 돈이 매개되는 관계로 바뀐다. 이 영화 인트로의 교차 편집은 촘촘히 짜여있어 거기에 구멍을 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는 관계망을 보여준다. 그래서 주인공은 하릴없이 혼자 좁은 방에서 홍콩 느와르 <영웅본색>을 보면서 몽상을 하거나 오히려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익명의 사람들이 마주하는 지하철에서 일시적인 해방감을 갖는다. 그런 세상에서 일탈을 하는 것은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는 것 말고 별다른 대안이 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언제나 억압당하고 종속된 위치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찰의 옷을 입고 자신을 착취한 자본가의 돈을 뜯어낸다. 위장은 들통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가 얻어낸 것은 무엇인가? (장준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