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아시프 펀드 프로젝트 피칭 현장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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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SFF2016의 셋째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AISFF2016의 기획행사 중 하나인 아시프 펀드 프로젝트 피칭이 있었는데요. 이 행사는 국내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된 사전제작지원제도 입니다. 2016 아시프 펀드 프로젝트 피칭은 문호아트홀에서 열렸으며, 지세연 프로그래머의 진행과 함께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주진숙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김태용 영화감독, 백경숙 프로듀서와 이해영 영화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올해 펀드 프로젝트에 지원한 단편영화는 총 67편이었으며, 그 중 1차에서 6편이 선정되어 오늘 발표되었습니다. 본선에 진출한 프로젝트들 중 최종 선정작으로 한 편만이 아시프 펀드상을 수상하며 최대 1천 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받게 됩니다.
감염 INFECTION
Dir. 강다연 KANG Da-yeon
엄마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항상 1등을 해 온 소녀가 있습니다. 하지만 체육과목 성적이 오로지 수영점수로만 점수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배희는 물에 들어갈 때마다 이상한 소리고 숨을 쉬지 못하는 등 물을 무서워합니다. 하지만 1등을 하기 위해서는 수영 연습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배희의 옆에는 고은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수영을 잘하는 고은이를 보며 배희는 위기감을 느끼고 극단적인 상황을 선택합니다.
학창시절은 미숙하면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시기입니다. 누구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성장이 공포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강다연 감독은 후자의 경우를 공포스러운 물의 이미지를 표현했습니다.
Q. 본인이 겪었던 경험을 반영했다고 했는데, 어떤 일을 모티브로 했는지 궁금하다.(김태용 감독)
A. 고등학교 때 겪었던 여러 사건들을 정리해 시나리오를 썼다. 예를 들어 고은이라는 캐릭터는 저라고 생각했는데, 이 인물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 도와주었다가 오히려 제가 위기에 빠졌던 경험을 토대로 구성했다.
발톱 CLAW
Dir. 정호연 JEONG Ho-yeon
<발톱>은 엇갈린 시선에서 시작된 비극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배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부자가 있습니다. 섬에 도착해 낚시를 하던 아빠와 아들에게 갑자기 어떤 여자가 다가오는데, 아들은 둘 사이의 미묘한 시선 교류를 감지합니다. 그리고 아들은 계속해서 우연히 두 사람이 함께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아빠로부터 남자로서의 패배감을 느낍니다.
이 영화는 정호연 감독의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정호연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커가며 멀어진 아버지와의 관계를 돌아보았다고 합니다.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소년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어른들의 세계는 동화이자 악몽입니다.
Q. 이러한 분위기의 영화는 엔딩이 중요한데, 결말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이해영 감독)
A. 모두 아들의 망상이었다. 아버지에게 질투를 느끼고 절벽에 밀어버리는 것으로 아들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코코코 눈!NOSE NOSE NOSE EYES!
Dir. 문지원 MOON Ji-won
실화인 엄여인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영화입니다. “만약 당신의 어머니가 싸이코패스 살인자라면?” 한 10살 소녀는 우연히 어머니가 쇠약해진 아버지의 눈을 찌르는 순간을 그림자를 통해 우연히 목격합니다.
문지원 감독은 관객들이 <코코코 눈!>을 통해 나쁜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영화와 관련된 일화가 인상 깊었는데요. 3년 동안 시나리오를 고치며 36명의 제작자를 만났고 36번의 거절을 당했다고 합니다.
Q. 모든 악행이 ‘싸이코패스’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여성을 싸이코패스로 설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주진숙 교수)
A. 엄여인 사건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바늘이라는 여성적인 도구를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또한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눈을 찌르는 행위는 남성의 성기를 해하는 것을 상징하는데, 이러한 여성적인 상징에 이끌려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
체험! 이것이 인생 RUN! THIS IS NOT A SHOW
Dir. 김도영 KIM Do-young
한 때 연극배우였지만 지금은 공장에서 일을 하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삶이 힘들 때면 점숙은 상상을 통해 자신이 유명한 피디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을 찍는 상상을 합니다. 하지만 이 상상은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그녀를 위험에 빠뜨립니다.
<체험! 이것이 인생>은 블랙코미디 입니다. 영화를 볼 땐 즐겁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땐 가슴 한켠이 찝찝합니다. 실제로 김도영 감독이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을 당시 예능 프로그램만 보며 썼던 시나리오라고 합니다. 밝고 환한 예능의 세계와 어둡고 칙칙한 현실의 세계가 대비되는 작품입니다.
Q. 저는 시나리오에서 감독 본인 모습을 봤는데, 왜 감독님께서 직접 주인공을 맡지 않는지 궁금하다. (백경숙 프로듀서) (참고: 김도영 감독님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영화배우입니다!)
A. 연출과 연기를 둘 다 잘하기 위해서는 숙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제 주변에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도 많다. 연출자의 시선에서 영화를 볼 때 작품을 더 잘 이끌 수 있을 것 같아 하나에 집중하기로 했다.
현장학습 DAY OFF
Dir. 홍성윤 HONG Seong-yoon
발전소로 현장학습을 간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발전소는 좀비들을 이용해 동력을 연구하는 발전소입니다. 한 소년은 몰래 빠져나와 발전기를 돌리고 있는 좀비들을 우연히 발견하고 품에 숨기고 있던 칼을 꺼냅니다.
홍성윤 감독은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시나리오를 썼다고 합니다.환갑이 넘어서도 일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영원히 움직이는 동력’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죽어서도 좀비로 계속 일을 해야하는 일상의 굴레를 포착했습니다.
Q. 주인공이 좀비 중에서 어머니를 발견하고 칼을 들었다. 이미 죽은 사람이고 심지어 어머니인데 또 죽이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태용 감독)
A. 소년의 시선에서 어머니는 평생 일을 해오신 분이다. 그 분이 죽어서도 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직접 죽이는 것이다.
전시회 EXHIBITION
Dir. 송현석 SONG Hyun-seok
<전시회>는 평범한 핸드폰이 예술로 오해를 받는 이야기입니다. 현대미술 작가인 주인공 민주는 세계적으로 가장 파격적인 전시회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전시회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리는데, 마침내 찾은 핸드폰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예술품으로 추앙 받고 있었습니다.
송현석 감독은 민주가 핸드폰을 찾는 과정이 자신이 꿈을 찾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마지막에 민주가 자신이 동경하던 현대미술에 뒤통수를 맞았던 것처럼, 지금까지 영화를 제작하며 느꼈던 감정과 고민을 반영한 작품입니다.
Q. 전작 시나리오를 보니 굉장히 남성적인 스타일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설정하기엔 지나치게 대상화되고 표면적이다. 주인공을 남성으로 바꿀 생각을 없는지 궁금하다. (이해영 감독)
A. 사실 주인공의 성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또한 전작을 찍으며 여성을 바라봤던 저의 관점에 대해 반성을 많이 했고 오히려 이 때 고민했던 것을 토대로 새로운 영화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싶었다.
이렇게 총 6편의 작품이 오늘 아시프 펀드 프로젝트 피칭 행사를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행사는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되었고 심사위원들이 선배 영화인으로서 조언과 당부의 말씀을 해주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중 하나의 영화가 선정되어, 폐막식 당일에 아시프 펀드상이 발표되니 결과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