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의 대화 #2
국제경쟁5 GV
AISFF2016 셋째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의 첫 상영은 국제경쟁5로, <26명의 가상친구들>, <시행착오>, <이글루>, <도시 입체구조 74:19>, <굿 뉴스>와 <동이 트기 전에>가 상영되었습니다. GV는 매거진 M 장성란 기자가 모더레이터를 맡았으며, <굿 뉴스>의 조바니 푸무 감독과 <동이 트기 전에>의 우카스 보로브스키 감독이 참여했습니다.
Q. 감독님께서 글로벌 영상 프로덕션인 37 Degree 소속이라고 하셨는데, <굿 뉴스>를 서울에서 촬영한 이유가 있나요?
A. 37 Degree는 서울을 베이스로 한 프로덕션이고 실제로 저는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내용 자체는 어디서든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이지만, 현재 살고 있기 때문에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촬영 자체는 월미도에서 했는데, 당시 놀이공원에 청소년 커플이 많았고 바로 앞에 모텔이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해 흥미로운 소재라고 생각했습니다.
Q. <굿 뉴스>를 보면,카메라 앵글이 계속 흔들립니다. 저는 주인공들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의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맞나요?
A. 아,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제가 카메라 앵글을 통해 의도하고 싶었던 것은 인물 사이의 균형이었습니다. 하나의 인물에 집중하지 않고 두 인물의 균형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오히려 둘 사이에 놓여진 사건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신에 주인공들의 불안정하고 흔들리는 심리상태를 표현하기 위해서 디스코 팡팡을 선택했는데요,월미도에서 가장 격렬하게 움직이는 놀이기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의 손님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디스코 팡팡을 선정한 이유입니다.
Q. <동이 트기 전에>는 너무나도 다른 두 이색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때문에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결말을 확신했나요?
A. 네, 실제로 저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습니다. 성격이 서로 많이 달라 싸울까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주인공 두 명이 2~3주의 기간 동안 내내 붙어서 생활했는데요. 다행히도 그 기간을 여정삼아 두 배우가 많이 친해져 감독인 저도 놀랐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분들께서 GV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이번 GV에서는 둘 다 외국감독이지만, 한 분은 한국에서, 다른 한 분은 폴란드에서 왔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GV가 남았으니, 더욱 더 기대해주세요!
국내경쟁1 GV
국내경쟁1에는 <수요기도회>, <HAIRCUT>, <못, 함께하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상영되었고 GV에는 <못, 함께하는>의 이나연 감독,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의 조창근 감독, 그리고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이옥섭, 구교환 감독이 참여해주셨습니다.
Q.<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를 비극적인 결말로 끝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사용 된 후, 버려진다는 점에서 주인공이 병아리와 본인을 동일시한다고생각했습니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정규직이 되지 못하고 떠나게 될 때, 딱 하나 데려가려고 생각했던 병아리마저 죽은 것을 보고 여태 참아온 것들을 모두 쏟아낸다는 것이 이 시나리오에서 의도하고자 한 바였습니다. 비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객관적으로 현실을 보여주고자 해서 만들게 됐습니다.
Q.제목을 <못, 함께하는>으로 지은 이유와, 영화를 찍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A. <못, 함께하는>에서 못은 저에게 인정하고싶지 않고 보고싶지 않은 가족의 무언가입니다. 생각하면 괴롭고 도망치고 싶은 문제였던 엄마의 재혼이나 우리 가족이 가지고 있던 상처들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보고 싶어서 만들게 됐습니다.
Q. <플라이 투 더 스카이>에 노량진 육교가 나오는 데 특별하게 의도하신 바가 있으신가요?
A. 개인적으로 제가 노량진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그 곳이 없어진다는 것에 굉장히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노량진 육교의 스틸 사진에서 이 영화를 시작했는데, 아마 노량진 육교는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구교환 감독)
이번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감독님들께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마이크를 잡은 두 분의 관객들이 있었는데요. 남겨주신 감상평이 너무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어서 데일리 기사에서도 전해드리겠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이렇게 좋은 영화들을 보게 돼서 너무 좋고, 영화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감독님들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특히 딸이 네 번 관람했다는 <못, 함께하는>을 저는 처음 봤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심리 상담실을 운영하면서 정말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영화를 보고 ‘굉장히 건강한 가족이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족들이 각자의 ‘못’같은 상처들을 그래도 잘 극복하고 있어서, 힘의 원천이 어디일까 생각해봤더니 아무래도 낳아주신 부모님들이, 사정에 의해 헤어지시긴 했지만, 자녀를 향해 끈끈한 사랑을 보여주셔셔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그래서 세 자매가 상처에도 불구하고 잘 극복해가는 것 같고, 그것들을 보면서 저는 건강하다고 느꼈으며 눈물도 났습니다. 정말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관객1)
영화 잘 봤습니다. 저는 여기서 제 인생을 얻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이나연 감독님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저희 가족도 다 흩어져서 살고 있어서 ‘우리 가족이 언제쯤 정말 잘 살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자주 하는데, <못, 함께하는>이 제 생활과 맞닥뜨려진 것 같아 가슴이 너무 먹먹합니다. 감동스럽지 않은 영화들이 없었는데,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를 보고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사회에서 배제되어가는 여자들의 어떤 것들에 대해 너무 안타깝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도 꿈을 향해 가고 있는데 <플라이 투 더 스카이>를 보고 꿈을 가지고 있다는 걸로 너무 삶들을 허비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나이가 쉰이 넘었는데도 오늘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이런 설렘을 느낄 날이 있을 줄 몰랐는데, 감독님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관객2)
오늘 GV의 모더레이터는 장성란 기자였는데요, GV를 마무리하며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여러 영화제를 다니면서 많은 GV를 해봤지만 이렇게 훈훈하고 감격스러운 현장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정말 감정이 북받쳐오르네요.” 국내경쟁1 GV는 너무나도 감동적이었고, 관객들과 감독 모두가 위로받는 현장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국내경쟁2 GV
국내경쟁2에는 <히치하이커>, <강릉여인숙>, <몸값>, <37m/s>, <가정식>, 그리고 <빈 방>이 상영되었습니다. GV에는 <히치하이커>의 윤재호 감독, <강릉여인숙>의 이재임 감독, <37m/s>의 임혜영 감독, 배우 고현지, 임수민, <몸값>의 이충현 감독, <가정식>의 구세미 감독이 참여해주셨습니다.
Q. <강릉여인숙>은 사적 관점과 공적 관점의 균형이 잘 이뤄진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이 드는데, 작품의 성격을 어떻게 생각하고 연출하셨나요?
A. 애초에 시작할 때는 장르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없었습니다. 제 고향이 태백인데, 타 도시 사람들이 기억하는 태백의 ‘탄광촌’이나 ‘카지노’라는 이미지에서 오는 간극과 쓸모 없어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풍경 같은 걸 담아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영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여인숙이나 태백이 가지고 있는 기운을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Q. <37m/s>는 이미지의 흐름이나, 현실과 꿈을 왔다갔다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적 체험을 하게 해주는 영화인데 연출하실 때 어떤 부분을 신경쓰셨나요?
A. 흑백과 컬러가 잘 붙을 수 있을 지를 가장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흑백을 먼저 찍고 흑백에 맞춰서 컬러를 찍었습니다. 흑백 부분은 세상 끝에 있는 여자의 무의식이나 심리 상태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려고 연출한 부분이고, 컬러 부분은 여성의 현재의 삶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연출했습니다.
Q. <몸값> 종반부에서 룸으로 전화가 왔을 때, 남자가 받았지만 소리가 없어서 그냥 전화를 끊는데 전화 온 게 뭘 의도하신 건가요?
A. 많은 분들이 전화 오는 장면을 중요하지 않게 보시는데 그걸 발견하셨네요. 제가 의도한 것은 남녀가 대화하는 중에 밖에서는 장기 경매 준비가 다됐다고 밝히는 일종의 조직 신호였습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전화가 오도록 설정해서 남자와 여자의 대화 분위기가 달라지게 하는 효과를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Q. 개인화된 가족 구성원들의 처지와 그 판타지를 <가정식>이라는 소재로 풀어야겠다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셨나요?
A. 요즘 티비를 보다보면 음식과 관련된 방송이 많이 나오는데, 왜 먹방 같은 방송들이 많을까 생각 하다보니 뭔가 욕구가 채워지지 못해서 그 결핍을 해소할 도구로서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의 구성원이 되면서 포기해야만 하는 개인의 욕구들을 음식과 연관해서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만들게 됐습니다.
국내경쟁2의 GV에는 일곱 분의 감독과 배우가 참여해 다섯 가지의 영화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많은 감독과 배우 분들이 오셨는데 시간이 부족해 더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GV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호주단편특별전2 GV
AISFF2016 3일차인 오늘은 특별 프로그램 상영이 있었습니다. 바로 어제 소개해드렸던 <호주 단편 특별전 : 과거의 현재를 만나다>입니다. 어제는 할리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의 초창기 작품들로 구성된 호주 단편 특별전1이 상영되었다면, 오늘은 최근 호주에서 주목 받고 있는 단편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오늘 상영된 호주 단편 특별전2는 호주의 플릭커페스트국제단편영화제의 협조를 받아 경쟁부문에서 상영된 작품들과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일으킨 호주 단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새총>의 데이비드 한센 감독이 GV에 참석해 더욱 특별했는데요. 평소 쉽게 접해볼 수 없었던 호주의 단편영화를 만나고 제작 환경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Q.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어 <새총>을 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두 단계로 하고 싶었습니다. 하나는 현대의 사랑입니다. 첫 만남에서 시작해 이별 이후까지 우리가 겪는 사랑의 모든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다른 하나로는 이혼이라는 사건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처음 남녀가 만났을 때, 여자보다 남자가 소극적입니다. 혹시 감독님의 과거 경험에서 비롯된 설정인가요?
A. 제 경험이긴 합니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먼저 호감을 느끼고 그걸 표현하는데, 그런 통념을 뒤집고 싶었습니다.
Q. 여름을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우선 아이들의 사랑을 밝고 생생하게 표현하고 싶어 여름을 선택했습니다. 또한 공간적 배경이 트레일러라, 이 시기가 휴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 입니다.
Q. 많은 장난감 중 ,새총을 선택한 이유가 특별히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자란 곳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직접 새총을 만들었습니다. 만들기도 쉬웠고 한 번 만들면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연출적인 장치였는데요. 처음에 남자가 여자에게 새총을 겨누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렇게 남자가 먼저 주도권을 잡고 있다가 점점 여자에게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새총을 이용했습니다.
Q. 주인공 남자 옆에는 항상 애완견이 있는데, 등장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자랄 때 강아지를 길렀습니다. 강아지는 저의 감정 변화를 잘 알아차렸고 그 때마다 저를 응원해주거나 위로해주는 등의 반응을 해주어 신기했습니다. 이처럼 강아지는 성장을 함께 한 저의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주인공에게도 그런 관계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남자가 여자에게 혼나는 장면에서 강아지는 마치 자신의 주인처럼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데이비드 한센 감독은 한국에 있는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좋은 한국인을 많이 만났다며 호주 단편 특별전2를 찾아온 관객들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관객들과 모더레이터, 감독님까지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새총>의 GV를 훈훈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숏쇼츠필름페스티벌 & 아시아 컬렉션 GV
일본 최대 국제단편영화제인 ‘숏쇼츠필름페스티벌 & 아시아’와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그 해 각 영화제에서 상영된 자국 단편들 중 주목받았던 작품들을 초청 상영하는 프로그램을 매년 해오고 있습니다.
올해 AISFF에서는 <소시오패스>, <맛챠!!!>, <도쿄 코스모>, <하나>, <조선-한국>, <사랑의 최면술>을 상영했습니다. GV에는 <사랑의 최면술>의 히로키 이노우에 감독과 숏쇼츠필름페스티벌 & 아시아 집행위원장 세이고 토노가 함께 했습니다.
Q. <사랑의 최면술>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서 제가 스스로 어떻게 하다가 이런 영화를 만들게 됐는지 생각해보니까 일본에 유명한 작품중에 마술과 러브스토리를 테마로 한 작품을 너무나도 좋아해서 이런 테마를 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마술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후에 바로 제작하려고 했으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마술과 관련된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고 해서 최면술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Q.단편을 보다보면 그 해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는 것 같은데, 예를 들어 올해 한국 단편들에서는 노인 문제에 대한 것들이 많이 나온 것이 특징인데, 혹시 일본에는 눈에 띄는 특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특별하게 테마일 정도로 눈에 띄게 공통적인 특징이 나타나는 편은 아닙니다. 노인문제에대한 작품도 별로 없었고요. 하지만 굳이 뽑자면, 학생이나 사춘기를 주제로 한 영화들이 꽤 많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저는 일본 영화 중에 <하나와 앨리스>를 아주 좋아하는데, <사랑의 최면술>을 작업하실 때도 바탕에는 여고생 간의 우정까지 담고자 하셨는 지 궁금합니다.
A. 여고생들의 우정보다는 악의를 많이 담고자 한 것 같습니다. 여고생의 심리가 참 무섭다는 것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아, 그리고 <사랑의 최면술>을 찍으신 카메라 감독님이 사실은 <하나와 앨리스>의 이와이 슌지 감독과 자주 작품을 하시는 감독님이십니다.
매년 진행하는 숏쇼츠필름페스티벌&아시아, 올해는 명동역 씨네브러리에서 진행했는데요, 집행위원장님의 “내년에도 또 만났으면 좋겠습니다”를 마무리로 끝났습니다. 올해 다녀가지 못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내년에는 꼭 다녀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국제경쟁6 GV
3일째 진행되고 있는 AISFF2016! 오늘의 마지막 상영은 국제경쟁6이었는데요. <인간동상>, <세이드>, <더 파인 라인>, <강아지>, <옥수수가 만개하다>, <페드로>로 총 6개의 단편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의 진행과 함께 이번 GV에는 <인간동상>의 아드레스 아리스티자발 프로듀서, <옥수수가 만개하다>의 리동메이 감독, <페드로>의 배우 펠리페 아브레우가 참석했습니다.
Q. <페드로>를 촬영할 때, 어떻게 연기를 준비했는지 궁금합니다.
A. 두 감독님께서는 저에게 미리 대본을 숙지해오지 말고 현장에 와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하셨는데요. 덕분에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Q. <페드로>에서 보면,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한 청년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유부남과 바람이 나 자신의 아들을 신경 쓰지 않는데요. 제가 영화를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나요?
A. 네. 맞습니다.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영화였을텐데, 오리지널에는 청년이 자신의 성적취향을 고민하다 이를 낯선 남자와 함께 찾는 장면이 있어 더 쉬웠을 것 같습니다.
Q. <옥수수가 만개하다>를 제작할 때,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A. 이 영화의 일부는 제가 20년 전에 실제로 겪은 일을 바탕으로 합니다. 당시 할아버지께서 무척 아프셨는데, 하루는 같은 방에 있던 동생이 할아버지께서 손짓을하시자 늘 하던 대로 물을 갖다줬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이 기억은 여전히 동생에게도 큰 충격으로 남아있습니다. 동생과 함께 겪었던 이 일과 더불어 저의 아버지와 고향에 있던 어른들을 떠올리며 작업했습니다.
Q. <옥수수가 만개하다>는 제목과 영화 내용이 매치가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옥수수가 만개하다’는 중국의 인용구나 성어가 따로 있는 건가요?
A. 사실 저도 제목을 짓기 너무 어려웠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극 중 농부들이 “옥수수가 만개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지만 실제로는 농사로 수입을 얻기 어려워 많은 이들이 도시로 떠납니다. 이처럼 제목은 농사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제목을 통해 현재 중국에서 농업이 힘든 현실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Q. 특이하게도 <인간동상>은 GV에 프로듀서님이 참여했는데, 어떤 인연으로 이 영화에 프로듀서로 합류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이 영화는 제가 소속된 제작사의 공모전에서 수상을 한 작품입니다.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었는데, <인간동상>이 우수한 평가를 받아 당선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빨리 제작될 줄 알았지만, 예산이 부족해 피칭 시기부터 영화 완성까지 무려 3년이나 걸렸습니다.
이번 국제경쟁6의 GV에는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세 영화에 각각 감독, 프로듀서, 배우가 참여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에 <페드로>의 배우 펠리페 아브레우 씨가 말씀했듯, 장편영화만큼 단편영화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글 : 데일리팀 정진영, 남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