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아시프 펀드상 수상작, 김신정 감독 인터뷰
![%ea%b9%80%ec%8b%a0%ec%a0%95-%ea%b0%90%eb%8f%85-%ec%9d%b8%ed%84%b0%eb%b7%b0](http://gisff.kr/wp-content/uploads/2016/11/20161107_123521.jpg)
AISFF의 특별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아시프 펀드 프로젝트 피칭은 매 년 하나의 작품을 선정하여 사전제작지원제도를 통해 단편영화 감독들의 영화 제작을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작년에는 6개의 후보작 중 <겨울나무>가 선정되었으며, AISFF의 지원을 통해 제작된 후 오늘 특별상영2에서 첫 상영되었습니다.
<겨울나무>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단편영화입니다. 김신정 감독은 전편 <수지>에 이어 이번에도 아버지의 딸의 관계를 다루었습니다. AISFF의 지원을 통해 제작된 작품인 만큼,영화 촬영의 뒷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데일리팀이 <겨울나무>의 김신정 감독을 인터뷰해봤습니다!
Q. 2015년 아시프펀드프로젝트피칭을 통해 제작지원을 받았는데, 그 당시 심정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은 제가 될 줄 몰랐어요. 다른 다섯 감독님들께서 모두 발표를 잘하셔서 굉장히 놀랐어요. 상을 받은 후 영화를 잘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전작인 <수지>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수지>와 <겨울나무> 모두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영화인데, 부녀 관계를 자주 다루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사실 작년 피칭 때 질문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안하시더라고요. 스스로도 <겨울나무>를 제작하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왜 내가 계속 이런 영화를 찍을까. 내친김에 3부작으로 찍을까?’ 아무래도 두 작품이 첫 번째, 두 번째 작품이니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어느정도 들어간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어떤 계기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흔한 스토리의 가족영화를 보며 다른 느낌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 영화들은 재미있지만 저는 상처를 받았어요. 저의 가족은 화목하지 않은데 영화 속의 모든 가족은 마지막에 화해를 하기 때문에 이질감을 느꼈어요. ‘분명 나 같은 사람도 있을거야’라고 생각하며 화해하지 않는 가족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 <겨울나무>에서 보면 아버지가 약해진 모습으로 오랜만에 딸에게 돌아옵니다. 이렇게 아버지의 변화를 설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애초에 영화를 시작하며 가족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되, 다른 가족 영화와 다르게 찍고 싶었어요. 대부분의 영화에서 아버지는 결국 좋은 사람이었고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고 결론 짓고 있는데, <겨울나무>에서는 딸이 아버지를 마음 편히 미워할 수 있도록 설정했어요. 용서하고 싶지만 사실은 정말 나쁜 사람이었음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이런 사람인데도 용서를 할 것이냐?”고 묻고 싶었어요.
Q. 그렇다면 영화 속 아버지의 이미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찍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아버지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맨발로 등장하고 수십 년 동안 사라졌다가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목대로 나무라고 생각했어요. 원래 마당에 있었는데 딸이 오랜 시간동안 신경을 쓰지 않다가 나중에 발견한 나무라고 설정했습니다. 영화에서는 사람으로 등장하는데 그것은 그저 표면적인 이미지라고 생각했어요.
Q. 영화 속에서 아버지는 약한 모습이라면 다른 남성인 주인공 수연의 남편은 부재합니다. 왜 남편이 없다고 설정했는지 궁금합니다.
A. 수연이 자신의 시련을 오롯이 혼자 감당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남편이라는 조력자가 없이 혼자서 그 짐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했고 아마 수연은 ‘나는 엄마,아빠처럼 내 딸을 키우지 않을거야. 혼자서 잘 해나갈 거야”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Q. 영화 초반에 ‘겨울나무’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이 노래를 따 제목을 만드셨나요?
A. 네. 처음에 딸이 부른 노래의 제목으로 지은 것이 맞아요. 사실 모두가 아는 동요일 줄 알았는데 어린 관객들은 노래를 몰라서 놀랐어요. 노래에 등장하는 겨울나무의 이미지 중 쓸쓸한 이미지를 부각해 이를 아버지라고 생각했어요. .
Q. 이야기를 들어보니 짧은 시간의 영화에 많은 것들을 담아내려고 노력하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감독님은 관객들이 <겨울나무>를 보고 어떻게 느꼈으면 좋겠나요?
A.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실제로 시나리오도 자주 고쳤고요. 관객들에게 어떤 부분에서 친절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불친절해야 하는지 선택하기가 어려웠어요. 주변에서도 영화가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저는 <겨울나무>를 통해서 ‘가족이라고 해서 꼭 화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겨울나무>에서 등장하듯 이렇게 화해하지 않는 가족도 있으면, 이런 가족이 반드시 나쁜 가족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아시프 펀드 프로젝트 피칭에 지원할 분들을 위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비록 저는 실패했지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하시길 바랍니다!
현재 액션 장르 상업영화 시나리오 작업 중이라는 김신정 감독은 인터뷰 내내 모든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겨울나무>에 출연한 배우들도 함께 해 배우들의 연기 이야기도 직접 들어볼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김신정 감독의 작품에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글 : 데일리팀 남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