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프, 폴란드 애니메이션을 만나다!
우리가 영화관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마주하게 된다면 떠오르는 나라들이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하면 ‘지브리 애니메이션’, ‘미국’하면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생각나기 마련인데요. 이곳 아시프에서는 지금 폴란드 애니메이션이 한창 상영되고 있습니다! ‘폴란드 애니메이션’이 처음이신 분들은 주목해주세요! 지금 보더라도 어색하지 않은 기술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1950년대부터 현재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꼬집고 있는 2010년대의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영화들로 폴란드 애니메이션의 역사 또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짧은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무궁무진한 다섯 편의 폴란드 애니메이션을 소개합니다!
1. <감방>(1966년)
음산한 트럼펫 소리를 배경으로 시작하는 화면에 두 남자가 보입니다. 분명 ‘교도관과 죄수’라는 등장인물은 알고 있지만 똑같이 생긴 외모와 공간에 대한 착시효과로 흡사 교도관이 감옥에 갇힌 것처럼 느껴집니다. <감방>의 감독 ‘미로스와프 키요비치’는 두 명의 등장인물과 감방이라는 단순한 배경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인간을 노예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 과 더불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물음을 던집니다. 8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영상이지만 8분동안만큼은 감방에 들어가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2. <연회>(1976년)
‘연회’라는 단어를 들으면 상상할 수 있는 길게 뻗어있는 식탁, 분위기를 더해주는 촛불, 그리고 연회의 화룡점정인 다채롭고 고급스러운 만찬들까지 잇따라 차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연회와 어울리는 차림을 한 손님들이 등장합니다. 여기까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연회’ 장면입니다. 그렇기에 안심하던 관객들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마주합니다. 이러한 ‘광경’은 조피아 오라체브스카 감독이 의도한 ‘현대 소비 사회에 대한 풍자’와 아주 잘 맞아 떨어집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일상 속 소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연회’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3. <탱고>(1980년)
‘탱고’가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는 ‘라이즈 앤드 폴(rise and fall)’ 없이 일정한 자세를 유지하며 추는 춤이라는 점입니다. <탱고>라는 제목을 보고 화려한 춤사위를 생각했다면 처음에 등장하는 좁은 방을 보고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내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다시금 ‘춤을 출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되겠죠. 그러나 영화는 이 예상을 다시 한번 뒤집어 놓습니다. 아무런 대사 없이 8분 동안 일어나는 춤은 어딘가 모르게 ‘인간의 숙명’과 닮아 있습니다. <탱고>를 보고 있는 당신은 어떤 ‘춤’을 추게 될까요?
4. <밀헤븐>(2010년)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1001’에 실린 ‘Murder Ballads’라는 앨범에는 폴란드 가수 카타쥐나 그로니에츠가 부른 ‘The Curse of Millhaven’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밀헤븐>이라는 애니메이션은‘천사 같았던 로레타가 14살에 죽음의 요정이 되어 이웃들의 죽음에 즐거워한다’는 노래에 대한 한편의 뮤직비디오같이 느껴집니다. 다 쓰러져가는 집의 거미줄을 떼어내는 모습과 춤을 추는 모습이 닮아 있는 로레타는 우울한 배경 속에서도 신이나 보이는데요. 결국 죽음의 요정이 되어버린 로레타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노래를 영화를 통해 감상해보세요!
5. <크리쳐스>(2015년)
‘그림자 영화’ 하면 제일 먼저 어떤 영화가 떠오르시나요? 종이로 오려서 만든 캐릭터의 실루엣을 조금씩 움직여가며 한 컷씩 찍는 ‘그림자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999년 작품인 <프린스 앤 프린세스>가 있습니다. 같은 형식의 애니메이션 <크리쳐스>의 두 주인공은 <프린스 앤 프린세스>의 그림자의 선마저 아름다운 왕자님과 공주님과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또한 그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기괴하면서도 환상적으로 보이는 그로테스크적인 그들만의 러브스토리에 넋을 놓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밖에도 AISFF2017의 특별 프로그램인 <폴란드 애니메이션의 세계1>과 <폴란드 애니메이션의 세계2> 속 독특한 형식과 실험정신으로 주목 받고 있는 폴란드만의 특색 있는 애니메이션들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그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는 폴란드 애니메이션, 지금 AISFF2017에서 만나보세요!
글: 데일리팀 권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