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아시프 펀드상 수상작 문지원 감독 인터뷰
![대표](http://gisff.kr/wp-content/uploads/2017/11/20171106_142606.jpg)
지난 2005년부터 아시프는 ‘아시프 펀드 프로젝트’라는 사전제작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서 단편영화의 발전과, 영화인 발굴에 힘쓰고 있는 아시프입니다. 피칭은 1차 심사를 거친 후 멘토링과 피칭 교육을 받으며, 영화제 기간 중에는 공개 피칭을 통해서 최종 심사를 받게 됩니다. 최대 1천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 받을 수 있는, 단편영화를 애정하는 영화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값진 프로그램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올해 아시프에서는 지난해 사전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된 문지원 감독님의 <코코코 눈!>이 국내경쟁부문에서 상영 되었는데요, 문 감독님의 첫 번째 상영에 앞서 인터뷰 시간을 가지면서 영화와 피칭에 숨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 2017 아시프 국내경쟁부문에서 <코코코 눈!>을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아시프 경쟁부문으로 선정된 소감은 어떤가요?
A. 그 동안 아시프 사전제작 지원작 중에서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쟁부문에 오르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제작을 하면서 경쟁부문에 가자는 목표를 늘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드디어 기나긴 숙제를 마친 느낌이 듭니다.
Q. 여느 경쟁부문 선정작과 다르게 <코코코 눈!>은 아시프와 깊은 인연이 있는 작품입니다. 어떤 작품인가요?
A. 우선 <코코코 눈!>은 소박하게 말하면 공포영화입니다. ‘엄여인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보험금을 노리고 가족을 해치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어린 딸의 시선에서 풀어나가는 작품입니다.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기에 ‘엄여인’이라고 하는 여자의 범죄를 어떻게 영화적으로 흥미롭고 강렬하게 묘사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눈을 찌르는 범죄 수법을 주로 쓰는 그녀의 행동을 영화 속에 담으면서 감각에 근거한 공포를 자연스럽게 유발하는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코코코 눈!>이란 제목은 어딘지 모르게 장난스런 아이의 목소리를 기대하게 하면서도, 영화 속에서의 목소리는 다소 섬뜩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제목 속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A. 저 또한 그렇게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기에 동화적인 요소를 생각했습니다. 동화의 이면에는 잔혹한 사실이 있는 잔혹동화 같은 느낌입니다. 또 중요하게 생각한 건 영화 속에서 눈, 코, 입의 감각기관이 서로 엉켜있기에 직관적인 제목이라 생각합니다.
Q. 아시프 펀드 프로젝트 피칭에 선정되었을 때 소감이 궁금합니다. 벌써 작년의 일이지만, 그때의 소감을 회상한다면 어땠나요?
A. 간절 그 자체로 피칭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심사위원들께서 시나리오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해주셔서 선정되기 힘들겠다고 생각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정말 놀랐습니다. 그렇기에 조언이 단순한 지적이 아니라 보완해서 더 잘하라는 메시지로 느껴졌고 어딘가 모르게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Q. 피칭 선정작 제작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어떤 일이 있었나요?
A. 지원작에 선정되고 나서도 굉장히 막막하고 힘들었습니다. 제작비는 있지만 영화학교 출신이 아닌지라 인원을 모으고 꾸리는 데서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창 고민이 많을 때 지세연 프로그래머님께서 본선 심사위원으로 계셨던 백경숙 프로듀서님과 연결 시켜주었고, 그 덕분에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연락을 드렸고 덕분에 아시프로부터 제작비 지원, 총괄 프로듀서님과의 만남 등 제작을 순조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아시프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탄생될 수 있었던 <코코코 눈!>입니다.
Q. 그러면 <코코코 눈!>은 피칭 선정 전에 미리 구상해 놓은 시나리오인지, 아니면 피칭을 위해 만든 시나리오인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이 소재를 통해서 먼저 장편 시나리오를 구성한 적이 있지만, 여러 여건상 제작이 불가능해서 무산된 상태였습니다. 어떻게든 살리고자 하는 생각에 아이와 부모, 세 사람의 시선과 감각이 중첩되는 장면만이라도 단편영화에 담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제작하면서 이런 저런 도움을 받았는데, 이게 촉진제가 되어서 현재는 포기했던 장편을 다시 구상하고 있습니다.
Q. 아시프 펀드 프로젝트 지원을 꿈꾸는 영화인에게 전하고 싶은 선정 비법(?) 혹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A. 피칭은 멘토링, 피드백 등을 통해서 혼자서는 볼 수도 할 수도 없던 것들이 실현되는 곳입니다. 심사위원분들이 주는 주옥같은 코멘트와 평가를 통해서 스스로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검토해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사전제작지원작에 선정되는 것이 제일 뜻 깊겠지만, 피칭에 참여해서 다양한 조언과 피드백의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정말 값진 시간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피칭을 하나의 울타리이자 도움닫기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코코코 눈!>을 보는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A. 단 한 순간이라도 무서움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지만 큰 제 바람입니다.
글: 데일리팀 이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