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시간, 우리 잠시 음악 듣고 갈까요?
![썸네일](http://gisff.kr/wp-content/uploads/2019/11/20191101_062935.jpg)
여러분은 뮤직비디오를 얼마나 자주 보시나요? 뮤직비디오는 ‘영상’과 ‘음악’이 서로의 메시지를 풍성하게 해줄 수 있는 매력적인 장르입니다. 그만큼 영상이나 음악, 둘 중 어느 하나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죠. 이번 영화제에 푹 빠져보려고 준비 중이라면, 혹은 영화를 한참 보고 나온 후라면, 음악을 들으며 쉬어가는 건 어떨까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는 3년에 한 번! 오버하우젠국제단편영화제의 소중한 뮤직비디오 작품들을 만날 특별한 기회가 있답니다. <오버하우젠 뮤비 프로그램>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 음악과, 그 뮤지션들을 살짝 소개합니다.
<Deerhoof – Ay, That’s Me>
Deerhoof (이하 디어후프)는 199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성되어 최근까지도 꾸준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밴드입니다. 가장 최근 앨범은 2018년 10월에 발간되었으며 ‘Ay, That’s Me’는 2017년 9월 발간된 앨범에 수록되어있죠. 놀랍게도 밴드의 보컬인 사토미 마츠자키는 1995년 일본에서 미국으로 향한 지 일주일 만에 디어후프 구성원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그전까지는 밴드 활동을 해본 경험도, 다룰 수 있는 악기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바로 디어후프 보컬로써 투어를 시작했다니, 모험심 가득한 밴드네요!
대부분의 밴드가 그러하겠지만, 디어후프는 구성원들의 개성과 이에 대한 존중이 돋보이는 팀입니다. 뉴욕 타임스로부터 근 백 년 중 가장 독창적인 밴드라는 평을 받은 이들은 한 인터뷰에서 ‘최고의 팀워크는 우리가 의견이 맞지 않을 때인 것 같다. 언제나 호흡이 잘 맞으면 팀워크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20년이 넘게 활동을 지속해오면서도 신선함, 독창성을 잃지 않는 건 멤버들이 가진 개성과 충돌 덕분 아닐까요?
오버하우젠 뮤비 프로그램에서 선보이는 ‘Ay, That’s Me’의 뮤직비디오는 음반 발표 1년 후 브레인 트윈스에 의해 제작되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칠하고 그린 그림들이 모여 이루는 이 뮤직비디오는 밴드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듯합니다. 2,000여 장의 제각각인 그림들이 음악을 중심으로 하나의 영상에 스며드는 모습은, 음악으로 모여든 각양각색의 멤버들을 떠오르게 하네요.
재미 삼아서 모였지만 스스로 음악이 발전하는 걸 보며 밴드에 몰입하기 시작했다는 디어후프. 각자의 직업과 삶을 유지하면서 모여서 음악을 하며 재미를 추구하는 한국 그룹, ‘술탄 오브 더 디스코’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그래서일까요? 2011년, 홍대에서의 디어후프 첫 내한공연을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속해있는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에서 주최했었다고 합니다. 2013년에는 ‘지산월드 록 페스티벌’에서도 공연했다고 하니, 이번에 디어후프 음악에 매료되신 분들은 다음 내한을 내심 기대해보며 다른 음악들도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Fresh Born’과 ‘Panda Panda Panda’를 추천할게요!
<Chaka Khan – Like Sugar>
Chaka Khan(이하 샤카 칸)은 70년대에 음악을 시작해, 약 50년에 달하는 활동 역사를 가진 미국 가수입니다. Rufus라는 밴드의 보컬이었던 그녀는 현재 솔로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총 10번 그래미상을 받을 정도로 그 능력을 인정받은 샤카 칸은 80년대의 재즈, 가스펠 계열의 음악부터 최근의 ‘Like Sugar’ 같은 펑키한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여유 있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항상 새로운 음악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1983년 발매한 ‘Ain’t Nobody’가 히트한 후 부담감을 가지던 그녀는 프린스의 ‘I Feel For You’를 커버하면서 더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I Feel For You’는 R&B와 랩의 퓨전을 선구한 역사적인 노래로,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팝송 1001’ 도서에도 수록되어 있답니다.
2018년 발표한 Like Sugar는 기존 샤카 칸 음악들과는 달리, 보컬이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반복되는 비트 속에서 목소리는 주인공이라기보다 음악의 일부, 비트의 일부라는 느낌을 줍니다. 춤추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비트에 맞춰 반복시키는 뮤직비디오 역시 댄서와 그 춤에 집중하기보단 음악을 표현하는 요소로 사용합니다. 뮤직비디오를 보다 보면 ‘이 음악이 사람으로 태어나면 이런 모습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답니다. 샤카 칸의 음악이 마음에 들었다면, 혹은 궁금하다면 ‘Hello Happiness’ 같은 최신곡부터 ‘Through The Fire’와 같은 고전 명곡까지 시대 역순으로 그녀의 노래들을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 밖에 다양한 음악과 그에 맞는 뮤직비디오 작품들이 <오버하우젠 뮤비 프로그램>에 준비되었답니다. 일상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단편 영화라고 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 이번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도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