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프의 새로운 방향, 아시프 캐스팅 마켓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이하 ‘아시프’)에는 국내 단편 감독 및 제작진들과 배우들이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아시프 캐스팅 마켓(AISFF CASTING MARKET)’이다. 작년에 신설된 이 프로그램은 국내 단편영화 제작진들과 배우들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기획되어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고 있다. 먼저 ‘아시프 캐스팅 마켓’에 대해 알아보자.
‘아시프 캐스팅 마켓’은 두 가지의 섹션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섹션1’은 작품 선정이 이루어진 후, 해당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배우들이 지원하며, 올해 참가작은 다음과 같다. 김송희 감독의 <똑똑한 누나>, 김수현 감독의 <문경이네 집>, 윤혜성 감독의 <사원증>, 윤동기 감독의 <태어나자마자 핵인싸>, 이채형 감독의 <통신사를 바꾼 이유>.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싶은 감독들이 지원하는 ‘섹션2’에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이동건 배우와 성혁 배우, 정유진 배우와 임현수 배우가 참가했다.
아시프 캐스팅 마켓 섹션1 행사는 지난 1일, 카페 에무에서 진행되었다. <똑똑한 누나>의 김송희 감독과 <문경이네 집>의 김수현 감독, <사원증>의 윤혜성 감독, <태어나자마자 핵인싸>의 윤동기 감독, <통신사를 바꾼 이유>의 이채형 감독이 각각 작품에 지원한 배우들과 캐스팅 이야기를 하며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아시프에서는 작년에 진행된 ‘아시프 캐스팅 마켓’을 통해 제작된 작품이 특별상영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금년도 아시프 캐스팅 마켓을 통해 매칭 및 제작이 완료된 작품은 내년 개최 예정인 제18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공식상영의 기회를 얻게 된다. 그렇다면 첫 ‘아시프 캐스팅 마켓’에서는 어떤 작품이 탄생했을까. 지금부터 올해 특별상영되는 캐스팅 마켓 매칭작 세 편을 살펴보자.
작년에 진행된 ‘아시프 캐스팅 마켓’ 섹션2를 통해 매칭 및 제작이 완료된 작품이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윙키즈>를 통해 이름을 알린 배우 윤정로가 출연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은 현실에 순응한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원 선생님인 주인공 범우는 초등학생의 방학 숙제를 대행하는데, 함께 일하는 수민의 영향으로 잠시 회의를 느끼지만 이내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변화 없는 범우의 표정이 관전 포인트이다.
김현승 감독의 <The Fist Family 1호 가족, 2019>
세 작품 중 가장 판타지적인 작품으로, 불임이었던 부부가 출산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날개가 달린 아이를 낳고 회수하려는 이들로부터 도망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 둘러싼 부부의 다툼과 아이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비극이 극에 섬세하게 녹아 있다. 더불어, 극이 진행될수록 달라지는 배경음악이 긴장감을 더욱 고조 시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은솔 감독의 <Norwegian Man 노르웨이 맨, 2019>
어릴 적 이유도 모른 채 노르웨이로 입양된 노르웨이 맨, 사람들은 그를 이름 대신 ‘노르웨이 맨’이라고 부른다. 이 작품에는 특별하게도 배우 겸 현대무용가 김설진이 주연으로 등장한다. 한국에 돌아와 가족을 찾으려 하는 그는 어쩐지 다른 사람보다 더 추워 보인다. 극의 전반적인 ‘무채색’ 이미지가 그의 쓸쓸함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인상적이다.
처음이었는데도 기대 이상으로 멋진 작품들이 탄생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아시프 캐스팅 마켓’이다. ‘아시프 캐스팅 마켓’은 앞으로도 더 많은 단편영화 제작진들과 배우들이 소통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다. 배우들과 감독들에게 상대적으로 얻기 힘든 기회들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편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단편영화에 출연하고자 하는 배우들과, 좋은 배우를 캐스팅하고자 하는 감독들은 아시프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