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프 랑데부 : ‘마리오 세스티’ 감독이 본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11월 1일 씨네큐브 1관에서 ‘이탈리아 단편 특별전: 미래의 거장을 만나다 3’이 상영된 후, 아시프 랑데부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탈리아 단편 특별전: 미래의 거장을 만나다’는 올해 아시프의 특별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이날 행사에는 영화 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마리오 세스티’ 감독이 참석했고, 김영진 전주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가 진행에 힘썼다. 마리오 세스티 감독은 시작에 앞서 유럽 외의 지역에서 영화가 상영되는 것이 처음이라 궁금하다며 기대한다는 말을 전했다.
Q: 제작 배경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A: 저와 베르톨루치의 관계는 우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를 처음 만난 건 1990년대 초반, 당시 잡지 기자였던 나는 영화 인터뷰를 위해 그를 만나게 되었는데 잡지 기자가 씨네필에 관심이 많은 것에 대해 신기해했다.
둘 다 영화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더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만나면 서로 좋아하는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 사실 이 인터뷰를 한 당시에 베르톨루치 감독이 10년 이상 질환을 앓고 있다가 나아졌다. 그 후 그는 관대해졌다. 자신이 겪은 일화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주기도 했다. 실제로 부인도 본인도 몰랐던 디테일이라고 하는 등 굉장히 자세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Q: 인트로에서 1900년대의 기차의 이미지 아래 내레이션이 깔린다. 이것이 그의 불멸성을 더 살려주는 느낌이었다. 인트로를 그렇게 시작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영화를 시작하면서 아직 사람들이 보지 못한 이미지나 필름으로 영화를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보지 못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 어떤 씨네필이자 평론가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900년대 기차 이미지로 시작하고 싶었다. 또한 베르톨루치가 사랑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이미지를 넣었다.
이 영화를 감독에 대한 오마주로써 만들고 싶었다. 그는 더 실존하지 않지만, 그의 영화는 여전히 스크린에서 살아 있다는, 그런 불멸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말년에 그는 불교 신자였는데 한편으로는 그가 어린아이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가 어린아이로서 돌아보는 의미도 담고 싶었다.
Q: 베르톨루치 감독은 왜 이렇게 트래블링 샷을 좋아했는지에 대해 평론가로서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A: 베르톨루치는 열정적으로 대화를 좋아하는 분이었고, 훌륭한 스토리텔러였다. 한번은 그가 트래블링 샷과 트래킹 샷에 대해 이건 마치 댄서와 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었다. 그는 자기가 모르는 무언가를 촬영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도 했다.
또한, 전형적인 이탈리아 영화에서 영화는 세계를 이해하는 도구와 세상을 아는 도구라는 의미를 가진다. 베르톨루치는 민감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우리의 신경들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우리가 영화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대단한 것 같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이런 자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영화가 가지는 힘을 보여주는 것 같다.
Q: 중반부에서 사진이 겹치게 나오는 부분은 어떻게 한 건지, 가장 좋아하는 베르톨루치 감독의 작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연출하면서 든 생각은 어떤 장면을 사용해야 감독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을까였다. 그가 실제로 사용한 장면이나 필름을 넣고 싶지는 않았다. 영화의 장면을 넣게 되면 관객들이 그의 영화를 보았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관객들이 그의 영화에 관해서 관심과 호기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난 후 그의 작품을 찾아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말씀하신 부분은 한 비디오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했는데, 애니메이션처럼 표현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상징 혹은 모노그램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 세대에게 있어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상당히 충격적인 영화였다. 당시 나는 사춘기였는데, 그런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순응자>, <마지막 황제>를 꼽고 싶다. 보통 신흥 감독들은 장르 영화를 만들거나,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등 양분되는 경우가 많다. 내 생각에 베르톨루치 감독은 두 가지 이상을 다 잘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9개의 오스카상을 받은 <마지막 황제> 같은 경우에는 블록버스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우 오리지널한 스타일의 영화였던 것 같다.
고다르 감독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하워드 혹스의 영화처럼 안토니오니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안토니오닌은 실험적인 영화를 많이 만들었고, 혹스는 서부극과 같은 할리우드 작품을 만들었다. 실험적이면서 할리우드스러운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 두 가지를 모두 한 것이 베르톨루치 감독이었다고 생각한다.
베르톨루치 감독 이외에도, 분명히 누군가는 이런 영화를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도 ‘기생충’이 그 예인 것 같고, 어떤 면에서는 ‘기생충’이 이탈리아 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한다. 카메라나 조명 등을 사용한 것들이 충분한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마리오 세스티 감독은 마지막으로 “관객분들과 진행해준 프로그래머님, 통역사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랑데부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아시프 랑데부에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에 대한 마리오 세스티 감독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직접 옆에서 베르톨루치 감독이 거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본 사람 중 한 명이기에 그 만남이 더욱 특별했다.